해외 기행/2005 파리 함부르크

추억속의 기행 6일째 - 함부르크

baracude 2021. 4. 12. 11:54

오늘은 조금 일찍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어제보단 약간 일찍 일어나 아침먹고 9시쯤 길을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altona. 

 

여러 군데의 시내 중심가 중 하나이고 특히 유색인종이 많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제가 살았을 당시에는 한국인 가게가 여기 밖에 없어서 

 

한국 식자재를 사려고 자주 들렀던 곳이지요. 

 

 

막상 도착하고 나니 막막합니다. 

 

역에 있던 커다란 맥도날드 말고는 도무지 기억나는 곳이 없습니다. 

 

넓게 펼쳐져 있는 보행자 전용 도로 외엔 아무것도 모르겠더군요.

 

자주 가던 한국인 가게도, 가게에 들린 후 자주 가던 생선 전문 식당(NordSee) 식당도, 

 

또 social science 과목을 수강하면서 field trip으로 갔던 곳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식당은 없어진 듯 하고 가게는 당시에도 골목길 어디엔가 있던 곳이라 

 

도무지 찾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한동안 헤매다가 결국 찾는걸 포기했습니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맥도날드. 

 

참고로 비록 햄버거가 함부르크에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Hamburger = Hamburg + er) 

 

가능하면 함부르크에서 시도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음식 자체는 함부르크에서 먼저 만들어졌지만 미국에서 발달한 음식인지라 

 

함부르크에서 먹는 햄버거는 미국식 햄버거와 다를바 없습니다. 

 

아니 차라리 미국에서 먹는 햄버거가 더 맛이 좋습니다. 

 

더군다나 먹으려고 해도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 

 

햄버거를 파는 곳도 드뭅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우리나라의 명동쯤에 해당하는 Jungfernstieg. 

 

중간에 커다란 인공호수도 있고 시청도 있고 역시 함부르크의 제일 중심가 입니다. 

 

평일이었다면 수많은 사람이 바쁘게 오갔을 테지만 

 

역시 일요일인지라 놀러 나온 사람 밖에 없습니다.

 

 

우선 시청 쪽으로 나왔더니 역시 주말이라서 호수를 둘러서 가판대들이 주욱 늘어서 있군요. 

 

기억을 되새기며 시청을 좀 구경해 주고 가판대들과 호수를 구경하며 한 바퀴 돌았습니다. 


 

Hamburg Rathaus (시청)

 

Rathaus Markt (시청앞 광장) 

 

옛날엔 시청앞 광장에서 장이 섰더랬지요. 

 

그래서 독일에선 시청앞 광장을 Rathaus Markt (City hall market) 또는 

 

Markt Platz (Market place) 라고 부릅니다. 

 

지금은 물론 장이 서는 일이 없고 

 

오늘 같은 경우는 아이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행사가 벌어지고 있군요.

 

 

행사장 근처를 어슬렁 거리며 점심 거리를 찾고 있는데, 

 

아, 역시 음식을 파는 가판대가 있습니다. 

 

가 보았더니 아아.. 여러가지 음식과 더불어 소세지를 팔고 있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Türinger Bratwurst(흰색 소세지 구운 것)와 

 

마요네즈 뿌린 감자튀김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햇빛이 강해서 색깔이 좀 이상하게 나왔지만 소세지는 분명 회색입니다. 

 

소세지 옆에 있는 것은 겨자. 

 

소세지와 같이 먹는 겨자는 다른 겨자와는 달리 매운 맛이 매우 약하고 

 

대신 쓴맛이 좀 있습니다. 

 

참고로 소세지와 관련된 독일어.
소세지 : wurst
소세지는 조리 방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구운 소세지 : Bratwurst
삶은 소세지 : Bochwurst
삶은 소세지는 구운 소세지 보다 일반적으로 약간 짧고 더 두껍습니다. 
구운 소세지는 다시 종류별로 
흰색 구운 소세지 : Türinger Bratwurst (다른 소세지보다 길이는 비슷하지만 약간 가늡니다.)
일반 구운 소세지 : Bratwurst (가판대 주인장의 취향에 따라 줍니다.)
뉴렌버그 구운 소세지 : Nurenburg Bratwurst (새끼 손가락 정도 크기의 소세지. 하나씩 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 접시에 보통 서너개씩 줍니다.)
비엔나 구운 소세지 : Wien Bratwurst (우리나라로 치면 비엔나 소세지지만 그 크기는 물론 우리나라보다 훨씬 큽니다.)

 

이 정도만 알고 가시면 독일에서 소세지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점심 먹고 가판대와 호수를 구경하며 한동안 어슬렁 거렸습니다.

호수를 따라 늘어선 가판대

 

인공호수와 호수의 상징인 중앙 분수. 

 

한 두어시간 돌아다닌 후 도저히 함부르크까지 와서 소세지를 한 번만 먹는 다는게 매우 아쉽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시도. 이번에는 호수가의 가판대에서 주문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Türinger Bratwurst와 같이 주문한 Alsterwasser. 

 

Alsterwasser는 알스터 호수물이란 뜻으로

 

인공호수의 이름(Alster)과 물(Wasser)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함부르크에서 주로 소모되는 음료로 물론 호수물을 떠다 파는 것이 아니고 

 

맥주(주로 Pilsener류 맥주)와 사이다(주로 Sprite)를 반반 섞어서 만듭니다. 

 

호수물 맛이 그 맛과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_=) 

 

이와 더불어 또 하나의 독특한 음료로 Spatzi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콜라와 환타를 반반 섞은 것입니다. 

 

(독일에서 파는 환타는 다른 나라의 환타와는 다르게 진짜 과즙이 들어간 것 처럼 

 

약간 신맛이 납니다. 따라서 콜라와 섞으면 독특한 즐거움을 줍니다.)


 

이건 독일식 그릴입니다. 이 위에 소세지나 스테이크 등을 구워 먹지요. 

 

소세지를 먹고 이번에는 예전에 일요일날 한인 성당 갔다가 자주 들리곤 했던 

 

이탈리아 음식점을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찾을 수는 없더군요. 역시 기억에만 의존해서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St Petri 성당. 함부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동시에 가장 큰 성당입니다.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공사중이군요. 

 

앞으로도 한 20년은 족히 더 공사해야 한답니다. 

 

독일 사람들이 우리나라 건물 짓는 속도를 보면 아마도 기절 초풍할 지도 모릅니다. 

 

일례로 제가 살던 당시 집 인근에 도보 블럭을 새로 까는 공사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약 50여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까는 공사였는데 약 2주일이 걸렸습니다. 

 

인부들이 9시 정시 출근 5시 정시 퇴근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을 정확히 지키더군요. 

 

물론 토일은 휴무. 

 

대신에 우리나라 처럼 얼마 되지 않아 새로 깐 블럭이 꺼지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대단히 튼튼하게 공사하죠. 대신에 속도는 엄청납니다. 

 

우리 나라에서 최근에 짓는 아파트 같은 걸 짓는 다면 아마 한 10년쯤 걸릴지 모릅니다. 

 

물론 그렇게 높은 건물을 지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는 여전히 전통에 따라 대단히 많은 세금과 대단히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그것도 아주 제한된 구역안에서만) 이 St Petri 성당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습니다. 

 

어디서나 성당이 보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라네요.

 

 

찾아 다니다 보니 어느덧 Haptbahnhof(중앙역)까지 왔습니다. 

 

예전에 친구들과 여행할 때는 주로 여기서 기차를 타곤 했죠.

중앙역 내부.

 

여기서 독일 기차여행에 대한 추억 한 가지. 

 

지금은 신형 기차로 바뀌거 없어졌겠지만 

 

13년 전만 해도 완행 열차(EC)는 매우 구식 열차였습니다.  

 

기차 안에 들어가면 요즘처럼 객차 하나 전체가 하나의 객실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여러 객실로 나누어 집니다. 

 

하나의 객실에는 총 6개의 좌석이 있고 한 객차에 대략 5,6개 정도의 객실이 있는 구조입니다. 

 

한 가지 이 열차의 좋은 점은 객실 내에 3개씩 마주 보며 앉게 되어 있는 

 

좌석의 아래 부분을 앞으로 당기면 앉는 부분이 쑥 앞으로 나옵니다. 

 

총 6개의 좌석을 모두 앞으로 당기면 전체가 하나의 넒은 방처럼 됩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한 객실에 3명이 아주 편안히 잘 수 있습니다. 

 

침대칸 끊지 않고 자면서 갈 수 있지요. 

 

물론 돈 없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각광을 받는 방법입니다. 

 

 

중앙역까지 간 뒤에 아직 시간이 남아서 이번엔 Blankenese로 갔습니다. 

 

예전에 살던 집에 한 정거정 전 역으로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열차의 두 대 중 한 대는 이 역이 종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지하철 역에서 더 기다렸다가 집까지 가는 다음 열차를 타거나 

 

아니면 그냥 여기까지 오는 열차를 타고 내려서 주변에 어슬렁 거리다가 다음 열차를 타곤 했습니다. 

Blankenese 

 

그냥 조용한 동네이지만 여기서 더 강가쪽으로 가면 이쁜 집들도 많고 경치도 좋고 해서 

 

상당히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한 바퀴 돌고 가게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 사 마시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아이스 커피. 

 

함부르크에서 아이스커피를 시키면 반 정도는 

 

일반적인 아이스커피(커피에 얼음을 넣은 것)을 받겠지만 

 

나머지 반쯤은 이런 아이스 커피를 받습니다. 

 

이건 커피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그 위에 크림을 뿌린 것입니다. 

 

참고로 독일에서는 아이스크림위에 크림을 얹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크림을 Sane라고 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이때 사용되는 크림은 우리나라와 달리 

 

단 맛이 하나도 없는 순수한 크림으로 처음 드시는 분은 그 맛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아니, 욕지기가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단 익숙해 지면 특히나 크림의 단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매우 좋아 하실 겁니다. 

 

더욱이 아이스크림위에 얹으면 접촉하는 부분이 살짝 얼어서 그 맛이 더욱 각별해 집니다. 

 

감초로 만든 젤리와 더불어 처음에는 익숙해 지기 힘들지만 

 

익숙해 지면 중독되어 버리는 맛입니다. 

 

(예, 사실 이 크림이 먹고 싶어서 아이스커피 시켰습니다. ^^;;;)

 

오늘의 저녁은 역시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의 명물 중 하나. 

 

생선까스와 비슷한 것을 빵 사이에 끼우고 생선까스용 소스(타타소스)를 뿌린 샌드위치. 

 

물론 Holsten 맥주와 같이. 

 

이외에도 함부르크에서는 다양한 해산물을 빵 사이에 끼워 먹는데 

 

청어 식초 절임이라든가 소스와 버무린 새우 등이 매우 좋습니다.

 

 

이제 돌아가면 발표할 내용 좀 정리하고 자야겠습니다.